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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핑커튼, 폭력난무 현실의 탐정 집단
사건수사, 노조파괴, 요인경호 등 용병집단화
경기도민뉴스 기사입력  2020/10/12 [06:45]

[김영수 잡학여행] = 우리나라에서는 웬만한 애호가가 아니라면 탐정에 대한 이미지는 셜록 홈즈 정도에 그치는 편이다. 그러나 현실의 잔혹한 범죄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할 때도 있다.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현실속에서 피를 튀기며 맹활약을 한 탐정을 꼽으라면 미국의 탐정사무소 ‘핑커튼(Pinkerton National Detective Agency)’을 빼놓을 수 없다.

 

▲ 핑커튼전미탐정사무소의 로고. 여기서 사립탐정(private eye)이라는 속어가 나왔다.     © 경기도민뉴스


 

◇ 볼티모어 링컨암살모의 사전탐지 분쇄
남북전쟁(American Civil War, 1861~1865)을 전후해 혼란기였던 19세기 미국에서 사립탐정, 경호경비, 사설용병업체 등의 활약을 했으며, 현상금 사냥꾼도 겸한 것이 바로 핑커튼(Allen J. Pinkerton)이다. 시카고에서 맥주통장사를 하던 핑커튼이 우연히 경화위조를 목격하고, 사건을 해결하면서 부보안관이되고,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따 핑커튼전미탐정사무소(Pinkerton National Detective Agency)를 설립(1850)했다.


남북전쟁 전후의 혼란기였으므로 노조파괴 등 어둠의 임무도 수행했고, 남북전쟁 이후 군출신 갱단(와일드번치, 제시제임스 등)을 추적해 일부 체포, 사살, 해외도주 등의 실적을 올렸다.


핑커튼이 최고의 주가를 올린 것은 링컨 대통령(1809~1865. 4.14, 제16대. 정확하게는 취임전이었으므로 당선자)에 대한 암살음모를 사전에 탐지, 분쇄한 것이다. 1860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링컨은 취임을 위해 이듬해(1861)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볼티모어를 경유한다.
이때 핑커튼은 분리주의자들이 링컨 암살계획을 수립하고, 볼티모어에서 실행하려한다는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열차통과시간을 변경해 볼티모어를 빠져나갈 것을 권유하며 경호도 맡는다.

 

▲ 핑커튼전미탐정사무소(Pinkerton National Detective Agency) 설립자 핑커튼. 무료이미지 픽사베이.     © 경기도민뉴스


 

◇ 핑커튼 소속 미국최초 여자탐정 게이트 원
핑커튼의 링컨 대통령 볼티모어 암살모의 분쇄는 핑커튼 소속 미국 최초의 여자탐정 게이트 원(Kate Warne)이 탐지한 것이다. 남자의 전유물이던 탐정경호업계에 게이트 원은 남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여자들만의 활동분야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설득을 받아내, 핑커튼 요원이자, 최초의 여자탐정(1856)이 된다.


도둑의 아내와 친구, 점성술사 위장 등으로 정보를 캐던 게이트 원은 분리주의자들의 모임에까지 침투해 링컨암살모의를 탐지한 것이었다.


링컨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발발한 남북전쟁의 와중에 링컨은 핑커튼에게 아예 정보업무를 맡긴다. 탐정경호업체 사장이던 핑커튼이 연방정보부서(Union Intelligence Service)의 책임자가 된 것이다.


남북전쟁이 끝난후 퇴역군인들을 무더기로 채용, 전후 혼란기속에 경찰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영역을 넓혀 오늘날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목격하는 경비보안업체의 전형을 이룩한다. 핑커튼 최전성기는 ‘미군보다 고용탐정이 더 많다’라고 할 정도였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 핑커튼은 범죄 관련 신문기사를 수집, 정리해 일목요연한 파일로 작성하는 과학기법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파일링의 초기기법도 도입한다.

 

▲ 남북전쟁 이후 혼란기의 미국에서 약탈을 일삼던 제시제임스와 와일드번처는 핑커튼의 추격을 받아 붕괴된다. 영화 포스터.     © 경기도민뉴스


 

◇ 탄광노조 분쇄 등 부정적 이미지도 많아
남북전쟁 이후 제시제임스-영거, 돌턴 형제, 부치 캐시디의 와일드 번치 등 악명 높은 갱단(무법자)을 추적해 구성원을 사살하고. 와일드 번치의 리더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가 볼리비아로 도피(1890)할 정도로 전과도 올린다.

 

문제는 제시제임스, 부치 캐시디 등이 로빈훗이나 임꺽정 같은 의적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심어, 대중들에게서는 오히려 멸시의 대상으로 조롱받기도 한다. 서부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롱 라이더스(여기서는 아예 아유 핑커튼맨?이라는 대사까지 나온다)’ 등에서는 냉혈한 현상금사냥꾼으로 핑커튼을 묘사한다.


무엇보다 핑커튼의 이미지를 최악으로 만든 것은 ‘몰리 맥과이어스 소탕(1878)’이다. 아일랜드계 탄광 노동자들이 경영진에게 열악한 노동환경을 항의하자, 경영진측에서 탄광노동자들을 비밀결사 ‘몰리 맥과이어스’로 몰아 기소하고 처형했다.


이때 경영진으로부터 돈을 받고 역정보, 감금, 납치, 흑색선전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한 것이 핑커튼이었고 무고한 노동자들의 희생도 컸다.


몰리 맥과이어스는 19세기 미국에 있었다는 아일랜드계 이민자 탄광노동자들의 비밀결사ㆍ테러단체라고 하지만 실체는 분명하지 않다.

 

 

◇ 노조분쇄, 파업분쇄로 대중적 이미지 손상
정부와 자본가를 위해 어둠의 작업을 한 핑커튼은 정치인과 부호들의 치부도 거머쥐고 있어서 쉽게 내치기 힘든 거대집단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역시 철도노조와 탄광노조 분쇄 등이 대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미의회는 연방정부와 기관은 탐정경호업체를 고용할 수 없도록 하는 속칭 ‘반핑커톤 법안’을 통과(1891)시킨다. 또 노조분쇄, 파업분쇄도 막힌다(1937년 판결).


남북전쟁과 이후의 혼란기 속에서 발전하던 핑커튼은 스웨덴의 보안회사 Securitas AB가 인수(2003)한다. 경찰업무는 법적 제한으로 수행하지 않지만 미국, 멕시코, 브라질, 영국, 네덜란드, 독일, 체코, UAE,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홍콩, 중국, 대만 등에서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드보일드를 정형화한 추리스릴러 작가 대실 해밋은 핑커튼에서 탐정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타의 매(The Maltese Falcon)’라는 소설을 발표, 영화로도 높은 인기를 누린다.

기사입력: 2020/10/12 [06:45]  최종편집: ⓒ 경기도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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