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세상만사] =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노인복지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정책과제다. 이를 위해 하남시는 403억원의 예산을 투입, 제2노인복지관의 올해 준공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에는 종합상담지원을 포함해 평생교육, 사회교육, 취미여가지원, 사회참여지원, 건강지원, 재가노인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시설로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노인세대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그들이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사회에 환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노인복지를 마련해 주는 정책개발의 필요성이 늘 강조되어왔다. 그동안의 퍼주는 복지 개념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키우는 자립 복지로의 전환을 통해 빈곤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새로운 복지 개념의 도입으로 100세 시대를 개척해 나가도록 하고 있다.
늙은 참나무의 기쁨이라는 우화가 인간의 삶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참나무가 젊어서는 그늘을 만들어 쉴 곳을 마련해 주고, 늙어서는 딱따구리와 다람쥐에 안락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어 기뻐한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서 일생을 바쳐 온 노인들이 건강한 삶, 즐거운 여생, 나아가 아름다운 이별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갖고 노후를 즐기며 편안한 삶이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무엇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까?”라는 의문의 답을 얻기 위해 지금까지 72년동안 연구를 진행중인 ‘하버드대학교의 인생성장보고서’에서 노년 행복의 근본적인 조건을 ‘긍정적인 노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어떤 불쾌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장 중요한 행복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나쁜 일은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흔들림 없는 의지력과 정신력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긍정적 노화는 노년에 들어와서 과거 지향적인 사고를 버리고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교양을 쌓으면서 정신과 마음을 다스려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을 배우고 실천함을 의미한다. 노년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듯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자기 스타일대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곧 젊어서 6.25 전쟁을 극복하고, 전후 극심한 가난에서 오늘날의 세계 10위권의 부강한 국가로 발전하기까지 열악한 경제환경을 극복하였고, 치맛바람을 일으킨 뜨거운 교육 열기로 문맹을 퇴치하면서 오로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몸부림치듯 희생적으로 살아온 노인 세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71세를 맞이한 다산 정약용은 ‘노인이 되어서 유쾌한 일’이라는 시를 통해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통념을 시원스레 날리고자 했다. “대머리가 된 것이 유쾌한 까닭은 머리를 감거나 빗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이가 모두 빠진 것이 유쾌한 까닭은 치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라고 읊었다. “눈이 어두운 것이 유쾌한 까닭은 책을 보거나 학문연구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며, 귀가 먹은 것이 유쾌한 까닭은 세상의 온갖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니 이 얼마나 유쾌한 일이냐?”하고 되물으면서 긍정적인 노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건립하는 하남시 제2노인복지관은 기존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특히 강조해야 할 부분이 종합상담 지원이다. 노인을 위한 종합상담 지원은 노인들의 복지와 건강, 그리고 삶의 질 향상 등을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노인들의 삶과 건강에 대해 종합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서비스와 활동으로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 주요한 내용으로 수면 관리, 일자리와 사회활동 지원, 각종 심리상담과 정서 지원, 삶의 질 향상 등이 있다. 수면 관리는 불안과 우울증을 예방하고 면역체계의 강화를 위해 필요하며, 노인들이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익활동, 일자리, 재능나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각종 고민이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문 상담 활동이다.
이 중에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문 상담은 우리의 장구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노화와 죽음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이는 노화를 비참한 것으로 보지 않고 지혜롭게 받아들임으로써 평생 짊어진 의무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노화의 끝인 죽음과 관련된 현실적인 인식을 새롭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나아가 더 나은 삶의 길을 찾고 존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이다.
노후의 존엄한 삶을 위한 준비는 우리의 장구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마지막 과제이다. 이는 각자의 가치관과 신념을 고려하여 본인은 물론 가족, 의료진, 사회적 지지자의 자기 결정 능력을 강화하고, 정서적으로 지지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명제다. 하남시 제2노인복지관은 다른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런 일반적인 서비스 활동에서 벗어나 심리상담을 근간으로 사회복지와 평생교육 차원의 전문성이 보장된 상담역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중점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곧 삶의 존엄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최무영 (이학박사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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