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세상만사] = Well aging & Well dying은 ‘곱게 늙고, 고운 마무리’로 직역할 수 있다. 여기에서 Well dying은 생을 마무리하는, 곧 좋은 죽음, 존엄한 죽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려하고, 입에 올리기를 어려워해 왔다. 그러다 보니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또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요즘 전국의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웰다잉 교육이다. 내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하남시도 맞닥뜨리는 과제라 할 것이다.
웰다잉 교육은 어르신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죽음을 생각하고 행복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을 함께 대화하고 공부해 나가는 과정이다. 나아가 죽음을 통해 과거의 삶의 소중함을 돌이켜 보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남은 생을 더욱 가치있게 살 수 있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교육이다. 행복한 죽음을 이해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행복한 삶을 통한 마무리를 위해 웰다잉의 방향과 그것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웰다잉 교육은 어르신이나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필요한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본인의 삶을 돌이켜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죽음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어도 교육을 통하여 좀 더 의미 있는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왜 살아야 할까? 등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교육을 통해 죽음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차분하게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나아가 교육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다른 시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앞으로의 삶에 대한 지표가 생기는 계기가 된다. 죽음도 곧 자신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크게 4개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왜 웰다잉 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즉, 웰다잉 교육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시간이다. 어르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죽음의 각 단계, 각종 사례, 올바른 생사관 확립, 죽음에 대한 불안 감소 및 태도 향상을 통한 삶의 긍정적 회복으로 행복한 삶 행복한 마무리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본다. 이 과정을 통해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인 생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된다.
둘째, 지나간 일들에 대한 마음으로 용서하는 시간을 갖는다. 용서에는 자신에 대한 용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를 포함한다. 마음 안에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인내로 해결점을 찾는다. 억지로 답을 찾기보다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로 가면 마음 안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어진다.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스티브잡스가 병에 걸려 죽을 때 쓴 병상 메시지에서 지난 삶을 회상하면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주위의 갈채와 막대한 부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그 빛을 잃었고 그 의미도 상실했음을 깨달았다. 죽음 앞에서 그는 사랑과 추억이 진정한 보물임을 깨닫고, 그가 벌어 놓은 막대한 재산을 가져갈 도리가 없으며,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오직 사랑으로 점철된 추억뿐임을 알게 되면서 마지막 시간을 채웠을 것이다.
셋째, 나를 돌아봄으로써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를 생각하는 과정이다. 사람은 살아 온 모습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이 언제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언제일지 모른다는 모호성과 죽기는 분명히 죽는다는 명확성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오로지 현재에 충실하라, 타인에게 최선을 다해라, 그리고 현명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라는 뜻이 담긴다.
넷째,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능력을 기르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노력, 노년 시기에 사회적 연결, 취미,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삶의 한 부분으로서의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준비 등을 다루게 된다.
지금까지 제시한 4가지 프로그램, 즉, 웰다잉 교육의 필요성과 이해, 마음으로 용서하는 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 함으로써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느긋하게 살면서 고독을 극복하고 인생을 영위하는 방법을 찾는 데 중점을 둔다. 그 일련의 과정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물론, 유언장 및 사전장례의향서 등에 대한 작성에 도움을 준다. 결론적으로 행복한 노년을 위해 인생의 끈을 놓지 않고 존엄성을 유지하며 주어진 삶에 집중하며 한 번밖에 돌아오지 않는 죽음을 대비하는 현명함을 추구한다. 이는 노인복지관에서 반드시 다루어져야 할 프로그램으로 준비되고 적극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최무영 (이학박사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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