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세상만사] = 나이를 곱게 먹는다는 것은, 곱게 늙음을 의미한다. 늙음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체의 변화와 쇠퇴를 의미하는 물리적인 측면과 지혜와 성숙함을 획득하는 과정인 정신적인 측면으로 생각할 수 있다. 늙음은 외형적으로 신체가 변화하고 쇠퇴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험과 지식이 누적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신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늙음을 통해 나타나는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몸의 변화에 걸맞게 자아 수용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늙음은 죽음과 함께 누구든지 피해 갈 수 없는 보편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모호함을 인식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명확함을 이해함으로써 늙음을 존중하고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그 변화에 따른 자아 수용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늙음은 죽음과 함께 누구든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다만, 어떻게 늙음을 받아들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지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것을 어떻게 접근하며 늙음을 존중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필자는 올해 6월30일자로 만 75세로 접어든다. 대학교수로 은퇴한 지도 만 10년이 됐다. 이제 본격적인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어떻게 하면 곱게 늙고 고운 마무리를 할까를 늘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나이를 곱게 먹는 방법 중 으뜸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활동적인 삶을 사는 거라 믿고 있다. “움직이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살고 있다. 그리고 하루를 늘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즐거운 하루가 삶 자체를 즐겁게 만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와 자식과의 관계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나아가 매사 지혜로운 선택으로 신중한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고 있다. 지혜는 그동안 쌓은 지식이 내 마음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청결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 늘 깨끗하게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늙어가면서 돈과 재산에 얽매이면 가장 중요한 재산인 사람을 놓치고 만다. 책을 가까이하면 내면적으로 풍요로운 지식을 쌓게 된다. 무엇보다 병을 두려워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필연적인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고 존엄하게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몇 가지 방법으로 맨 먼저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내면적인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이 우선이다. 그리고 주변의 노인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는 지역사회센터, 노인 복지 시설, 상담 서비스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 환경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곱게 늙는 방법을 터득하며, 고운 마무리를 위해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고운 마무리는 필연적인 우리의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자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관점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마음이 기본이 된다. 그 몇 가지 접근 방법을 생각해 보면, 먼저 자연의 일부로서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탄생, 성장, 그리고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이라는 자연 순환 과정으로 점철된다.
죽음은 생명의 종말이 아니라 우리 몸의 구성이 서로 다른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를 통해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생명의 잠재적 가치와 현재 순간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하게 된다. 이런 이해는 현재의 순간과 삶이 가진 가치를 더욱 깊이 인식함으로써 결정된다. 이는 우리의 삶을 더욱 충실히 살고, 매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불안이나 공포를 감소시킬 수 있다. 죽음에 대해 이해하고, 그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더욱 평온한 마음으로 삶과 죽음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하게 된다. 이러한 마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줄이고, 우리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죽음을 삶의 일부로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두려워하거나 회피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요구된다.
필자는 삶과 죽음을 별개로 보기보다는 연속된 변화의 현상으로 보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이 연결되는 삶과 뗄 수 없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라 죽음을 이해하고 맞기 위한 삶의 과정으로 의미를 찾고 있다. 삶과 죽음은 인간으로서의 존재와 의미를 탐구하는 주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삶과 죽음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먼저 자신 삶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중요하며,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으로 의연하게 대처함이 옳다. 그것이 바로 곱게 늙어서 고운 마무리를 하는 방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무영 (이학박사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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