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세상만사] = 걷기운동이 좋다는 건 여러 각도에서 증명되고 또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요즘 백세시대 건강법으로 맨발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 지압효과와 더불어 땅의 지기를 흡수하므로 면역력 상승의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발바닥은 우리 몸의 모든 장기와 연결되는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서 우리 몸의 소우주라 불리고 있다. 발바닥에는 수천 개의 신경과 수만 개의 신경말단이 분포되어 있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혈관이 지나고 있어서 제2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에는 곪거나 상처 난 곳을 치유하는 역할을 하는 방위군인 활성산소가 있다. 그러나 일단 역할을 마친 활성산소는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 하지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멀쩡한 세포를 공격해 악성으로 바뀌게 하는 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런 활성산소의 역기능으로 암 등 각종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유해한 활성산소의 제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맨발 걷기이다. 이는 우리 몸에 흐르는 양전하가 땅의 음전하와 만나 중화되면서 우리 몸에 쌓인 활성산소가 빠져나간다는 연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 그만큼 맨발바닥과 땅과의 직접적인 접지는 우리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물론 앞으로도 더욱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우리 몸에 긍정적인 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먼저, 맨발걷기로 지면을 밟으면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인대와 근육이 움직이므로 평소에 발생할 수 있는 발목과 발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뇌신경을 포함한 각종 신경의 자극으로 수면개선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우리 몸의 심혈관계, 소화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주신경을 자극하여 활성화해 줌으로써 각 기관의 기능상승과 염증을 줄이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효과가 있음이 많은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맨발걷기는 만만찮은 부작용도 염려되고 있다. 즉, 평소 신발을 신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활동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근육과 관절신경 등에 적응이 잘되지 않을 수 있어서 갑자기 맨발 걷기를 한다면서 무턱대고 나가면 발과 발목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따라서 무리하지 않게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을 앓으면 합병증에 의한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발로 걷기는 부작용보다는 땅이 주는 치유의 선물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이 돈 안 들이고 부작용도 없는 최고의 자연치유 요법이라는 매력에 많은 사람의 관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 지자체도 지역적인 특성을 살린 맨발걷기 길을 만드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경북의 문경새재 옛길의 제1관 문 주흘관에서 제3문 조령관까지의 6.5km의 황톳길이 있고, 울산 봉대산으로 오르는 길에도 마사토, 모래, 자갈, 황토 등이 깔린 9km가량의 맨발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으며, 전북 순창 강천산에도 2.5km의 흙길 산책로가 있다. 이외에도 황토 2만여 톤을 투입하여 완성한 맨발 트래킹 명소 대전 계족산 황톳길 등 지자체들이 일상생활 속 맨발 걷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하남시에도 그동안 덕풍동 황톳길을 비롯하여 미사호수공원 벚꽃 길 한 쪽에 맨발걷기 길을 만들어 시민 건강을 돌보고 있다. 요즈음 한강의 풍광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에 전면적으로 맨발 걷기 길을 만들고 있다. 이는 하남시민의 건강돌보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결과라 할 것이다. 더욱이 천혜의 입지조건을 구비하고 있어서 2km. 4km, 5km의 길을 조성할 수 있어서 각각의 특징을 살린 길을 만들 수가 있다. 예산상의 제약이 있으면 황톳길, 마사길, 모랫길 등으로 특성화된 길로 구분해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전국 최고의 맨발 산책길이 될 것이다. 보여 주기식의 사업이 아닌 진정성 있는 맨발걷기의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산책길은 많은 시민이 찾고 있는 하남의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 그럴싸한 모랫길을 만드는 것보다 최적의 걷기 효과를 볼 수 있는 건강의 길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예산상의 제약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와 같이 모랫길로만 만들면 안 그래도 올여름 역대 급 장마가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듯이 비가 오면 대부분 쓸려내려 갈 염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예산낭비는 물론 하나 마나 한 사업이 될 것이다. 안 그래도 비만 오면 산책길 곳곳이 파여 웅덩이가 돼버리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 모랫길은 더욱 그렇게 될 염려가 있다. 따라서 서둘지 말고 장마가 지난 후에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현재의 산책길에 붙어 있는 5, 6개의 이름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 즉, 한강변산책로, 한강공원산책로, 미사뚝방꽃길, 당정길, 위례뚝방길, 위례사랑길 등으로 제각각으로 불리고 있는 이름을 차제에 하나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하남시민조차도 헷갈리는 명칭을 지역과 위치특성, 그리고 목적과 어우러진 명칭으로 통일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하남강변산책길로 부르고 있다. 지역과 위치특성, 목적 등이 어우러진 명칭이 합리적일 것이다. 물론 시민공모로 결정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한 가지 더 제안한다면, 현재 꽃길이라 칭하는 산책길 옆에는 풀만 무성한 상황이라 안타깝다. 물론 여러 가지 화초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팻말이 있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이름을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벌써 수년째 꽃을 볼 수 없는 황량한 길이 돼버리고 있다. 굳이 제안한다면, 계절을 대표하는 꽃들로 식재하여 다른 곳에서의 꽃 축제와 버금가는 꽃길로 가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봄을 상징하는 철쭉을 산책길 옆으로 식재하고, 그 옆으로 장미나 튤립으로 장식하고. 지금 갈대만 무성한 곳에 코스모스를 대량으로 심는다면 봄, 여름, 가을까지 꽃들이 만발한 산책길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명실상부한 산책길을 중심으로 맨발걷기 길이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소가 될 것이다. 살고 싶은, 살기 좋은 하남을 실천하기 위한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최무영 (이학박사 / 칼럼니스트)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